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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채길 기다리며 Waiting to Reach You

이요 X 황예간 ​

2024.12.5 - 2024.12.24

YPC SPACE, Seoul, South korea

*수어 해설 영상 http://bit.ly/waitingtoreachyou

《눈치채길 기다리며》는 이요와 황예간이 각자의 위치에서 정서적, 몸적으로 겪은 ‘소외감’의 감각을 교차하고, 그 이음새로부터 새어 나오는 진동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제안한다. 기계를 머리에 이식한 후 듣는 경험과 가부장제 내 약자로서 대상화된 경험은 이질적인 소리와 이미지, 진동과 촉감 파편의 모음으로 재구성된다. 

 

이요의 사운드 설치 및 평면은 인공와우 이식자로서의 청각 경험을 기반으로, 청인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들린다고 믿는 파장을 재구성한다. 청각이 진공을 뚫고 전달되기보다 벽이나 천장을 비롯한 면에 마찰함으로써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한 사운드 작품 〈태도를 둘러싼 마찰〉은 전시장, 벽면에 걸린 황예간의 회화, 그리고 관객의 몸에 반응하여 소리를 낸다. 더불어 의자로 사용할 수 있게 제작된 〈인식의 태도〉는 관객이 다가가 앉을지 말지를 선택함에 따라 진동으로 반응한다. 관객이 우선 눈에 보이는 것에 반응할 때 이에 맞추어 화답하는 울림은 주변 환경을 다시 돌아보고, 자신의 감각과 위치의 영점을 재조정하도록 촉구한다. 한편, 〈빠르게〉, 〈느리게〉, 〈급하게〉는 스피커 주변에 놓인 철가루가 소리에 파동에 따라 특정한 무늬를 만들어내는 현상에 착안한 평면 작업이다. 소리의 힘을 알고 싶을 때 스피커의 진동판에 직접 손을 대어 느낀 촉감에 조응하는 철가루의 무늬는 소리를 만지고, 보는 감각적 전이의 순간을 포착한다. 

 

황예간의 회화는 세상의 단면들이 축적, 유통되는 소셜미디어 피드, 유튜브, 게임, 웹툰 등 주로 2D 스크린으로부터 건져 올린 이미지를 비스듬한 시선에서 이어붙인 콜라주다. 소스가 된 이미지에서 특히 동떨어져 보이는 일부에 주목하여 발췌하고, 이를 하나의 화면에 조합하여 회화로 재구성한 것이다. 여러 손들의 엇나간 결합으로 “능력 있는 변호사”의 이미지는 폭력의 제스처로 거듭나고(〈폭행 전문 변호사〉), 평범한 상가에 위치한 듯한 체형관리 숍은 두상은 물론이고 4인 체제의 정상 가족까지 빚어낸다(〈체형관리-숍〉). 서로 다른 곳에서 발췌된 조각들은 회화 위에서도 이질적인 질감으로 표현되어 파편의 임의적 조합이라는 점이 부각된다. 이러한 단절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각 작업은 하나의 통일된 회화다. 회화 속 단절과 틈은 비약적인 이야기의 이음새이기도 하다. 황예간의 회화는 가부장적 체제의 소외를 몸으로 경험하고, 이로 인해 (누군가는 ‘피해의식’이라 부를 만한) 과민해진 감각을 ‘극복’하기보다 오히려 가속하여 전략적으로 세계를 적극적으로 왜곡하고, 폭력적으로 편집함으로써 ‘과잉 반응’하는 채널이다. 

 

황예간과 이요는 사회의 폭력과 배제를 입체적으로 이해, 소화하는 ‘착한’ 방식 대신 몸을 관통하는 감각을 끌어올려 또 다른 몸이 머물 수 있는 장소로 펼친다. 이로써 한 개인이 겪은 이질감을 몸적인 경험인 동시에 사회적·구조적 구성물이라는 이중 사유를 모색한다. 나아가 장애인과 여성의 경험이 교차한 세계로의 초대는 임의로 강제된 사회적 축을 다시 상상할 수 있는 틈을 열어 보인다. 

협력 기획: 옐로우 펜 클럽(YPC)
주최: 이요·황예간
후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촬영: 이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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